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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뒤틀기 |
진짜 문제는 내면에 묻혀 있다
-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 있다. 주인공이 오랫동안 품어왔던 믿음이 질문으로 바뀌는 순간, 때로 이 믿음은 주인공과 주인공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사이에 존재한다. 때로 이것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옳은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무엇이다.
때로 이것은 너무 늦기 전에 주인공이 나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맞서야만 하는 무엇이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 되는 사실은, 이야기를 앞으로 끌어나가는 것은 바로 주인공이 '내면적 문제'와 벌이는 싸움이라는 점이다.
플롯은 주인공이 맞서 싸우거나 포기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도록 그를 단계적으로 구석을 향해 몰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사건들은 주인공을 꾀고, 구슬려 그의 과거를 냉혹하게 다시 살핀다. 이건 낭만적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다.
현재의 삶은 주인공이 자아를 재평가하도록 자극한다
- 이 결과 과거의 사건들은 새로운 정서적 무게를 얻고, 사실들은 새로운 중요성을 갖는다. "우리의 여행은 출발한 곳으로 돌아와, 그곳을 재발견할 때 끝난다. " 그렇다면 이야기를 쓸 때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맨 처음도, 1페이지도 아니다. 자기 책상 앞? 역시 아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아무것도 모르는 불쌍한 당신의 주인공이 1페이지에 등장하기 훨씬 이전이다.
주인공의 내면적 문제가 처음으로 그의 세계관을 뒤흔들기 시작한 바로 그때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지점이다.
부서지지 않으면 고칠 수도 없다
- 이야기란 피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너무 당연한 소리로 들리는가? 그렇다면 왜 많은 작가들은 주인공의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일단 뛰어들고 보는 것일까? 종종 그들은 일단 쓰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편집자들이 원고에 주로 적어놓는 질문들
1) "그러니까 대체 뭐에 관한 이야기지?"
2) "왜 지금?
- 왜 이야기는 언제나 내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시작하는 것일까? 재미있는 점은, 개요를 짜거나 등장인물의 전기를 작업하기 위해 멈추는 것이 자신의 창의력에 큰 해가 될 거라고 단언하는 이들이, 주인공의 세계관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작가들은 진짜 이야기는 사실 훨씬 늦게, 오랜 시간 잠복하고 있던 두 대립된 힘이 부딪쳐 주인공인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게 되는 시점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간과한다.
이 개념은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오라클이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하는 말 속에 잘 요약되어 있다. "미래의 씨앗은 과거에 묻혀 있다"
개요 짜기에 대한 끝없는 논쟁
- 성공한 많은 작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글을 쓰는 유일한 방법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만연함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그냥 첫페이지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그런 작가들에게 글쓰기의 황홀은 쓰면서 이야기를 발견해나가는 데서 온다.
만약 그들이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다면 스릴은 사라지고, 글쓰기는 불필요하게 느껴질 것이다. "작가에게 놀랍지 않으면 독자에게도 놀랍지 않다"
- 하지만 반대 의견을 가진 작가들도 있다. "이야기의 결말을 모른다면 나는 글쓰기를 시작할 수 없다." 해리포터를 쓴 조앤 K.는 "나는 작품 속 세계의 세세한 것들까지 철저하게 구상하는 일에 끔찍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난 언제나 기본적인 플롯을 생각해둔다."
어느 쪽 말이 옳은가? 아니면 이것은 단지 개요를 쓰고, 쓰지 않고는 작가의 스타일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인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들여다볼 수도 있다. 운 좋은 몇몇 이들은 마치 절대음감처럼 이야기에 대한 선천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첫 페이지를 시작하기 전에 주인공의 과거를 생각해봄으로써 분명한 이점을 얻는다. 이 작업이 두 개의 커다란 함정을 피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개요가 가져다 주는 이점 2가지
1) 개요 없는 이야기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문제는 제대로 된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진전이 가능하겠는가? 주인공의 내면적 문제와 그의 오랜 욕망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기반으로 한 확실한 목적지가 없다면, 이야기는 방황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작가는 퇴고를 시작할 무렵, 당장 2페이지즘에서 뭔가 중요한 일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뒤를 따르는 수많은 이야기들과의 연관성이 사라져, 첫 페이지만 계속 고치다 끝나버리고 말 것이다.
2) 이렇게 생각하는 작가들도 있다. '별거 아냐, 다시 쓰면 되지.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 글쓰기에서 다시 쓰기는 꼭 필요한 과정 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경우 훨씬 더 큰 문제가 있다.
초고란 크게 고려할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이것은 털어놓기 힘든 실수 중 하나다. 따라서 우리가 뭔가를 다시 쓸 때는 이미 거이 있는 것에 맞춰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가 쉽다.
우리의 뇌는 이야기 자체보다 이미 써놓은 것에 무의식적으로 더 충성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새 버전이 초고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전에 밋밋했던 부분은 그래돌 밋밋하게 남아 있고, 나머지는 이전보다 좀 더 말이 안 되게 바뀌어 있을 뿐이다.
※ 우리는 인물을 잘 알기 위해서는 꼭 완벽한 전기를 작성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물의 전기는 오직 이야기와 관련 있는 정보에만 집중되어야 한다.
등장인물의 전기를 쓸 때 주의할 점
1. 말할 땐 너무도 자명하지만 정작 잊기 쉬운 다음 원칙을 되새겨라. 이야기란 '변화' 에 관한 것이다
- 사건은 어딘가에서 시작해서 다른 어딘가에서 끝난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구조다. 이야기는 무언가의 '이전'과 '이후'사이의 공간에서 펼쳐진다. 이야기는 사건들이 흥미롭게 흘러가는 것을 시간 순으로 기록하면서 독자에게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 준다.
따라서 등장인물의 전기를 쓸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일이 갑자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 순간과 연결된 구체적인 '과거'다. 이 '과거'는 이야기 속에 미리 심어질 정보를 제공하므로, 이를 통해 톡자는 주인공이 '무엇으로부터' 변화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나비는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나비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나비가 한때 애벌레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과거'는 독자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가늠해볼 수 있게 해준다.
2. 등장인물의 내면을 깊숙이 파헤치는 것을 불편해하지 말라
- 예의 차린답시고 망설이지 말라는 말이다. 당신은 그 사람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당신이 쓰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을 당황하게 할 만한 질문을 던져라. 개인적인 질문일수록 좋다.
그들 안에서 좋은 것, 나쁜 것, 특히 못난 것, 엉망인 것, 정말로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들을 찾아내라. 출입 금지인 곳은 없다. 작가는 그들의 결점에 눈감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씩 정확히 질어낸 다음 거기에 고성능 현미경을 들이대서 인물의 내면적 문제와
목표에 비추어 관찰하는 사람이다. 작가의 목표는 그 인물들을 우리와 똑같이 역경에 맞서 싸우느라 고군분투하는 '살아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야기의 본질은, 현실에서 우리가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드러내는 데 있다.
잔인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것이 바로 주인공의 과거를 탐색할 때 그 어떤 비밀이나 자비도 허용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그들은 숨기기도 할 것이고, 거짓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놔두거나 봐준다면,
결과적으로 이야기에서 진실은 사라질 것이다. 자신을 속이지 마라. 독자는 그걸 안다. 실제든 허구든 인간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자신의 기본 지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을 때 독자는 작가가 자신을 어디로 이끌어가려 하는지 꽤 정확히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간에 방향을 바꾸면 독자는 알아챈다. 그러면 독자는 잃고 텔레비전을 보러 떠나버리고 말 것이다.
3.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마라
- 전기를 쓸 때 편한 점은 이 작업이 일차원적이고, 단순하며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한다면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니면서도 할 수 있다.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린 일이다. 게다가 첫 문장이 독자를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지, 너무 많은 형용사들이 붙어 있지는 않은지,
심지어는 잘 쓰였는지조차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것은 오직 내용이다. 어떻게 표현되는지는 전혀 상관없다. 역설적으로 이런 점들 때문에 종종 훌륭한 글이 나온다.
4. 이야기에 직접적으로 포함되지는 않더라도, 모든 주요 인물에 대한 짧은 전기를 써라
- 이것은 전기를 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인물의 행위 이면에 존재하는 동기를 발견해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인물은 행동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의미 하는 바와 같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곧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우리의 행위는 우리 자신의 직관적인 생각이나 신념을 자동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이야기란, '무엇이 나에게 그 일을 하도록 했는지'를 깨닫게 되는 주인공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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