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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 유머 기술 |
글에 넣는 웃음 요소 4가지
- 웃음이란 대체로 그 상황에 딱 들어맞는 표현과 순발력과 미묘한 의미 등을 잘 잡아낼 때 발휘되기 때문에 참 까다롭다. 어떤 웃음은 그 나라 사람에게만, 그 학교 사람에게만, 그 회사 사람에게만, 그 세대에게만 통하는 이유도, 특정 맥락에서 나오는 웃음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유머를 자기 글에 담고자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고전적 기술이 몇 가지 있다.
1. 언어 유희
- 언어 유희하면 동음이의어, 음은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의 다른 단어와 조합하는 식이다. 일명 아재 개그 같은 단순 유희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글이라면 웃음에 더한 뭔가가 추가되면 더 좋다.
재미가 사고 능력과 언어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더욱 좋다.
2. 과장
- 유머에서 과장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 예시는 과장된 표현으로 독자의 웃음을 자아낸다. 단순 과장이 아니라 비유와 만나서 훨씬 더 큰 웃음 효과를 낸다.
이 글은 냄비에 밥을 안쳐 놓고 쓰고 있다. 나는 이 감격적이고 경이로운 순간을 위해 본능적으로 투명한 냄비 뚜껑을 택했다. 지금 이 기록을 남기며 냄비 안의 쌀이 열정적으로 끓어오르는 광경을 주시하고 있다. 밥이 끓는 소리는 대지를 울리며 진군하는 게르만 전차의 소리 같으며, 밥이 지어지는 향기는 기억도 나지 않는 엄마 배 속의 포근한 품내 같다.
3. 과장
- '풍자'란 현실의 부정적인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무언가에 빗대서 비웃는 것을 말한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블랙 코미디'가 있다. 잔혹함, 부조리, 절망, 죽음 같은 어두운 소재를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걸 흔히 블랙 코미디라고 한다.
에세이는 자기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분야이므로, 비판적 관점을 기초에 두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어두운 소재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조차도 개인을 힘들게 하는 사회 현상을 극복하려는 의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비판적 관점을 유머로 승화할 때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부정적인 사회 현상을 더욱 강하게 인지하게 된다.
- '자학 유머'도 개인 차원의 풍자다. 흔히 제일 손쉬운 유머 기술로 여겨지는 게 자기 비하와 자기 공격이기도 하다. 한때 많은 개그 프로그램에서 상대의 외모 비하를 개그 방법으로 써먹고는 했다.
자학은 굉장히 다양한 면모가 있다. 자신의 약점이나 실패를 적절히 희화화하는 것에는 자신의 부정적 면을 드러내면서 그것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힘이 있다. 동시에 상대는 이 사람이 자신을 낮추고 나를 존중해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서 경직된 마음이 풀린다.
자연히 마음의 거리를 좁혀주는 효과가 있다. 따지고 보면, 유명한 슬랩스틱 코미디도 일종의 자학 개그지만, 우리는 몸 개그의 정수를 보여줬던 찰리 채플린을 존경하지, 무시하지는 않는다.
- 중요한 건 균형감이다. 자신을 진짜 패배자라거나 단점 투성이의 인간으로 여기고 있다면 자학 유머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을 수 있다. 자신을 깊이 힘들게 하는 심각한 면을 부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부족한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그런 유머를 구사할 때 듣는 이도 순수하게 웃을 수 있다. 그럴 때의 자학은 진짜 비하가 아니라 하나의 웃음 기술로 기능하게 된다.
4. 의외성
- 의외성이란 조합될 수 없는 것들끼리 붙었을 때 생긴다.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는 경우를 뜻하는데, 이를 흔히 '모순' 이라고 한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도 모순 유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걸 태연하게 말하면 유머가 된다.
의외성은 '반전'에서도 생긴다. 글의 흐름상 당연히 A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반대되는 말을 하면 이를 반전이라고 생각해 독자는 웃게 된다. 소소한 반전 유머는 지나친 진지함을 멀리하게 해줘서 읽는 이의 긴장과 부담을 덜어준다.
'반어법(역설)'도 의외성에 속한다. 반대로 표현함으로써 원래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 반어법이다. 모든 반어법이 꼭 유머를 위해서 사용되지는 않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유머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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