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믿음으로 인한 저항감 파고들기 |마케팅

 

기존 믿음 저항감 파고들기 

저항감을 파고들자


- 인간은 변화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심히 불편하게 만든다. 사람은 현재 상태가 설령 완벽하지 않더라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반면, 새로운 것은 위험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위험한 것은 두렵다. 지금 상태가 아무리 나쁘다 해도, 섣불리 바꾸려 했다가 더 나빠질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실직하고 나서야 비로소 평소에 꿈꾸던 사업을 시작한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버틸 생각인 것이다. 아니 뭐, 완전히 망가져서 못 쓰게 된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고쳐야 하나? 

따라서 청중에게는 변화가 일종의 초대처럼 느껴지게 해 주어야 한다. 그들이 이미 마음 깊숙이 신봉하고 있는 어떤 가치를 실현하게 해 줄 초대말이다. 

'무엇'을 '왜'로 착각하지 말 것 


- 먼저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게 있는데, 청중의 현재 행동이 오로지 '잘못된 믿음 그 자체'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무엇'을 '왜'로 착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다리 밑을 지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에 해당한다. 그렇게 하면 운수가 나쁘다는 믿음이 '왜'다. 잘못된 믿음의 뿌리는 그 사람이 어떤 현상을 '왜' 잘못 해석하느냐에 있다. 

따라서 사다리 밑을 지나가도 안전하다고 설득할 스토리를 만들려면, 상대방이 사다리에 대해 느끼는 기분을 파고들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상대방이 왜 애초에 그렇게 미신적인 성향이 있느냐를 따져 봐야 한다. 


- 그렇다고 해도 상대방이 명백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 사다리 밑을 지나가도 안전하다고 지적해 주고 싶은 유혹은 여전히 크다. 더군다나 상대방이 잘못된 믿음 때문에 법석을 떨고 있는데, 우리가 그 오해를 객관적 사실로 바로잡을 수 있다 싶으면 유혹을 참기가 더 어렵다. 


아니면 그런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치부하고 무시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게 맞다. 하지만 그 감정은 어떤 복잡한 논리 체계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들을 자신이 소속한 집단과 묶어 주고 있는 논리 체계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성격적 결함 때문이 아니다. 뇌가 물리적/사회적 위협으로부터 개체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제로 고통 반응이 일어난다. 



- 우리 생각에는 아주 간단한 요청인 것 같아도 상대방은 맹렬한 정면 공격으로 받아들여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같은 사실도 스토리에 담겨 전달되면, 머릿속에서 조용히 검토해 볼 수 있다. 

물론 스토리가 아니라 무슨 수단을 써도 꿈쩍하지 않는 믿음도 있다. 뿌리 깊은 정치적/종교적 신념이 그 예다. 하지만 근원적인 믿음에 봉착했다고 해서 꼭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진입로를 찾아야 한다는 신호일 뿐이다. 


새로 나왔다고 다가 아니다 


- 우리의 청중이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뜻 그럴듯해서 무척 속기 쉬운 오답이 있다. '아직 진실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착각부터 일단 휴지통에 버리고 가자.


 '사람들이 아직 내 제품을 쓰지 않고, 내 캠페인에 동참하지 않고, 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뭐가 있겠어.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지. 그러니 알려 주기만 하면 돼. 그러면 바로 전도되겠지'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그건 우리의 물건이나 제안을 사람들이 애당초 애타케 찾고 있었는데 설마 진짜 나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경우에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다를 것이다. 

왜 직접 말하지 않을까?


-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는 게 아니다. 인터뷰 상황에서는 아무리 솔직하고 진지한 참여자라 해도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쉽다. 


1)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할 것 같은 대답을 한다 (상대방이 자기를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리고 남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2) 자신이 취약해지는 느낌이 드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하면 상대방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3) 정말 진솔하게 대답하지만 '진짜 이유'는 입 밖에 내지 않는다 (진짜 이유는 생각만 해도 겁이 나니까)

4) '진짜 이유'를 자기도 모른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로)



- 인터뷰 대상자가 자신의 저항감에 대해 어떤 이유를 내놓건, 그게 진짜 이유는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대개 자기가 느끼고 싶은 기분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어떻게 해야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는지는 모를 때가 많으니까. 


가슴속 깊이 품은 이유 찾아내기 


- 가슴 속 깊숙한 두려움을 인정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을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기회를 잡았을 때도, 혹은 고객이나 상사, 배우자, 10대 자녀의 생각을 바꾸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된 믿음을 좀처럼 곧바로 드러내지 않는다. 정작 본인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 먼저, 상대방이 어떤 것을 원하는 진짜 이유를 한 겹 한 겹 파고드는 시도를 한 번 해보자. 

파고드는게 성공하려면, 질문이 점점 개인적 영역을 파고드는 가운데 내가 상대방을 압박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게끔 하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스스로를' 압박함으로써 내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한 것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목표는 상대방 행동의 진짜 원동력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상상력을 과감히 발휘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좀 겁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사를 통해 목표 청중의 세계관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면 가능할 수 있다. 

당신이 이해한 바를 믿고 해보자. 그리고 이런 식으로 질문해 보면서 직감적으로 떠오르는 통찰도 믿어보자.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또 한 가지 유용한 기법은 이렇게 계속 묻는 것이다. "그래서요?" 

이런 연습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공감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청중의 행동 이면에 있는 진짜 이유를 찾아내고 나면, 지적해 주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할 지 모른다. 자상하게, 정말 좋은 뜻에서, 네 믿음은 완전히 잘못 됐다고 말해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런 충동을 자제하고, 내 요점을 전하는 것은 스토리에 맡겨야 한다. 스토리를 통해 내 요점을 청중의 머릿속에 직통으로 넣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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