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적 무의식 이란 |마케팅


인지적 무의식 마케팅 

우리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인지적 무의식' 


- 우리가 접하는 거의 모든 정보는 나도 모르게 '인지적 무의식'의 평가를 거친다. 요즘은 무의식 덕분에 사방에서 정보가 끊임없이 날아든다. 정보의 대부분은 선별을 거치지 않고 홍수처럼 쏟아진다. 거기다 정보 제공자의 진짜 동기를 알 수 없을 때도 많다. 

우리가 그 모든 사실을 다 이해해야 한다면, 아니면 날마다 내리는 모든 결정을 의식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면 뭐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사람은 매일 약 3만 5000건의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먹는 것에 대해서만 226건이라고 한다. 

다행이도 그 3만 5000건 중에서 의식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약 70건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 70건 중 대부분은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같은 식의 결정일 거라고 보인다. 그러니까 어떻게 결정하든 별 상관이 없는 것들이 더 많다. 

무의식이 우리 모르게 하는 일


- 우리 뇌는 접수된 모든 사실을 촘촘한 거름망으로 걸러낸다. 기준은 아주 간단하다. '이게 지금 나와 관련이 있는건가?' '나한테 영향이 있는 건가?' '내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나?' 걸러내야 할 데이터가 많으니 복잡하게 따질 여유가 없다. 

뭔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을 레이더망을 뚫고 잠입해서 우리에게 일격을 가한다. 바로 그 레이더 역할을 하는 것이 '인지적 무의식cognitive unconscious'이다. 인지적 무의식이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면서 알아야 할 것을 알려준다. 

물론 우리 상식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뇌가 '의식적'으로 그런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우리 뇌의 '생각'하는 부분은, 무의미한 신호 가운데서 인지적 무의식이 추려낸 몇 개를 곰곰이 따져보는 부분은, 아주 아주 느리다는 게 문제다. 


- 무척 간단한 결정을 내리는 데도 집중력과 체력과 에너지를 엄청나게 쓴다. 우리 뇌는 몸무게의 2%를 차지할 뿐이지만 집중할 때는 에너지의 25%를 소비한다. 열심히 생각만 해도 칼로리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우리 뇌의 생각하는 부분이 맡은 역할은, 인지적 무의식이 알아서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궁리하는 것이다. 그런 능력은 인간이 가진 가장 뛰어난 재주라고도 하며, 결코 낮게 볼 능력이 아니다. 

판단하고 궁리하고 궁금해하고 따지는 인간의 능력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고, 우리에게 그런 사고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이런 주제를 논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뇌의 생각하는 부분이 처음부터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낸다고 오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 전혀 그렇지 않다. 뇌의 생각하는 부분이 중요한 일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가장 힘든 일은 거의 다 깜깜한 무대 뒤에서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면서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인지적 무의식의 노고가 없었다면, 

우리는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차를 몰고 퇴근길에 올랐다. 길모퉁이를 돌아드니 차들의 빨간 후미등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뇌의 생각하는 기능에 의존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면 생각하다가 이미 들이받은 후일 것이다. 

신경과학 연구로 밝혀졌는데, 인지적 무의식이 통제권을 쥐고 몸의 반응을 유발할 때도 있다. 인지적 무의식이 진화한 목표는 오로지 하나, 우리가 계속 숨 쉬고 살아가면서 자기 감각을 온전히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 우리의 인지적 무의식이 중요한 것만 콕 집어내고 온갖 잡다한 사실과 숫자와 데이터를 말끔히 무시해 주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면서 그 모든 정보를 의식적으로 처리하려다가 미쳐버렸을 지도 모른다. 

같은 이치로 우리가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면서 그 행동이 상대가 왜 중요한지를 모른다면, 아무리 완벽하게 기획하고 연출한 설득의 말도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흘러가기 마련이다. 

인지적 무의식은 우리의 '스토리'를 모두 알고 있다. 


객관성의 미신 


- 우리가 스토리의 힘을 간과하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실제로는 서사를 통해 생각하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서다. 자신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처럼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주관적으로' 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특정한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리 명료하고 뚜렷한 사실이고 당장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라 해도,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대체 무슨 소리지?' 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처럼 생각될지 몰라도, 실제 상황에서는 잊기 쉽다. 

 우리는 각자의 주관적 스토리라는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각자의 개인적 서사라는 안경을 통해 모든 것을 바라본다. 그렇게 되는 원리와 이유를 일단 이해해야만, '듣는 사람' 의 스토리에 맞는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다. 



- 두번째로 우리는 스토리를 통해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을 전략적으로 이해하게 되어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경험한 모든 일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내다보는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스토리를 통해 다른 세상 속에 빠져든다. 흔히 '허구'나 '공상'으로 치부되는 세상이다. 스토리의 강력한 힘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가 여기 있다. 스토리는 오락물로 포장되어 전달되기에, 그 현란하고 황홀한 재미에 가려 진가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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