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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관계 예측가능 아니다 |
'인과 관계' ≠ 예측관계
- 이야기의 모든 과정이 마치 첫 번째 도미노가 흔들려 넘어진 순간처럼 이미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이것이 꼭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내면적 원인과 외면적 원인 사이의 관계를 잘 알고 있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독자를 가지고 놀 수 있다.
물론 독자도 이런 상황을 좋아할 테고 말이다. 매력적인 예측 불가능성에 관한 다음 네 가지 영역을 살펴 보자.
1. 분명한 인과관계 패턴은 이야기에 계속 집중하게 한다
- 분명한 인과관계 패턴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중 계속되는 와일드 카드(극복해야 하는 대상 앞에서 주인공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대결'의 힘은 서로 상충하는 욕망과 두려움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선택 역시 언제나 그 뒤를 따른다.
삶이 그렇듯, 쉬운 일은 없다.
2.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다
- 누군가가 무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의 주인공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수없이 다양한 반응들이 있고, 그 뒤에는 다양한 결정들이 이어지며, 이로 인해 구체적인 행동이 시작된다.
비록 나중에 모든 것이 밝혀진 후에, 인물이 보였던 반응과 결정이 실은 유일하게 가능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지라도. 다시 말해 자유의지로 보이는 것들도 이야기에서는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운명이었음이 밝혀지게 되어 있다.
3. 등장인물도 대부분의 인간들과 같다
- 대부분의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등장인물 역시 각종 징후들을 잘못 해석하고,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무턱대고 돌진하는 데는 선수들이다.
4. 몰래 감춰두는 비장의 카드들을 꺼낸다
- 작가들이 나중에 써먹으려고 몰래 감춰두는 비장의 카드들이 있다. 전략적으로 밝혀진 새로운 정보는, 주인공이 그때까지 일어난 모든 일을 다르게 해석하도록 만든다. 물론 독자 역시 그 시점 이후로 주인공의 동기를 다르게 해석한다.
-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주인공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기 때문에, 플롯의 모든 전환점들은 최소의 것을 잃으면서 최대의 것을 얻고자 하는 주인공의 노력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실제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런 시도는 대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는 한다.
따라서 주인공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파게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은 무척이나 많은 셈이다. 우리의 목표는 사전에 주인공에게 동기를 부여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을 대 독자로 하여금 놀라고 당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좋은 의미에서 이것은 수학과 같다
- 이 인과관계의 의무는 작가를 겁먹게 할 수 있다. 어떻게 모든 것을 계속해서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독자를 엇나가게 만드는 실수를 하지 앟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심리학 교수 대니얼 길버트는, "모든 행동은 하나의 원인과 하나의 결과를 지닌다"
그러므로 어쩌면 우리는 이것을 옛날 방식의 아주 간단한 수학 테스트로 바꿔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인과관계의 법칙에 대해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보자. 모든 장면들은 아래와 같은 법칙들에 의해 구성된다.
인과관계의 법칙
1) 각 장면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전 장면에서 이뤄진 '결정'에 의해 만들어진다.
2)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인물의 반응을 통해 이야기를 앞으로 진전시킨다.
3) 그다음 따라올 장면은 불가피한 것이어야 한다.
4) 등장인물에 대한 통창을 줌으로써 독자가 그들의 행동 뒤에 있는 동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 그런 다음 아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봄으로써, 구체적으로 특정 장면이 커다란 인과관계의 연결고리 중 하나인지 아닌지를 판별해 본다.
1) 이 장면이 주는 결정적인 정보가 있는가? 그것 없이는 말이 안되는 미래의 장면들이 있는가?
2) 독자가 알 수 있는 명확한 원인이 있는가? (비록 '진짜' 원인은 나중에 밝혀진다 하더라도)
3) 인물들이 왜 그렇게 해동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장면인가?
4) 곧 일어날 것 같은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독자의 기대를 높이는가?
- 이제 각 장면의 타당성을 평가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만약 이걸 빼버린다면 다음에 일어날 일들이 달라질까?' 만약 대답이 "아니오"라면, 그건 빼버려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와 상관없는 것들로 이야기를 가득 채우는 데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것보다는 낫다.
쓸데없는 얘기들이 치명적인 이유
-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을 떠올려보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배 속 어딘가에서 느껴지던, 다음에 일어날 일을 알고 싶어 못견딜 듯한 그 감각을 기억하는가? 이것이 바로 가속도의 느낌이며, 일종의 본능이다.
이 본능은 우리의 두뇌가 나중에 유용하게 쓸 정보를 가둬두기 위해 우리를 붙잡아두는 하나의 방법이다. 글이 산으로 가게되면 당신은 페이지 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아까보다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작 이야기를 제대로 다시 좇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놓칠 수도 있다.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이야기들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그것들이 당신의 이야기를 죽이기 전에.
성공적인 책은 그 안에 있는 무언가 때문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빠진 것 때문에 만들어 진다. -마크 트웨인
- 쓸데없는 이야기들은 아주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기 대문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엉뚱하게 배치된 플래시백일 수도 있고, 중심 서사와 아무 관련 없는 서브플롯일 수도 있으며, 아주 사소한 여담일 수도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알 필요 없는 모든 정보는 '쓸데없다'.
이야기 속의 모든 정보는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인과 관계의 궤적 속에서 독자가 '바로 그 순간에' 알아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까지 당신이 집요하게 물어봐야 하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묻지 않는다면 독자가 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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