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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구체성의 힘 |
구체성의 힘
- 우리는 종종 요약의 함정에 빠지고는 한다. 요약이란, "무언가에 관한 주요 사실이나 요지를 간단명료하게 서술한 것"이다. 물론 요약 대상이 되는 사실은 '이미' 존재한다고 전제한 것이다. 스토리라면 이미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제한 것이다.
위의 서술은 요약이라고도 할 수 없다. 아직 까지는 요약할 거리 자체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구체성의 힘을 보려면, 일반적 개념을 구체적 이미지로 바꿈으로써 다층적 의미를 담는다. 그런 다음, 구체적 정보를 길잡이 삼아 스토리의 도입부를 구상하는 것이다.
일반적 개념 제거하기
- 일반적인 것은 하나의 범주이고, 구체적인 것은 범주화되는 대상이다. 이를테면 '바지'는 일반적이다. '길털 무늬 하이웨이스트의 붉은색과 금색 방울 술을 밑단에 단 나팔바지'는 구체적이다. 간단하지만, 우리는 일반적 개념을 활용하고 싶은 충동이 워낙 강해서,
그러고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것을 구체적이라고 착각하는 일이 많다. "그 남자는 만족스러웠다."라고 하면 언뜻 구체적인 것 같다. 남자라고 했고, 만족스러웠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구체적이라고 할 수 없다. 어떤 남자일까? 왜 만족스러울까? 그 사람이 생각하는 만족은 뭘까?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문장은 일반적인 것이다. 이 문장을 구체적으로 바꾸려면 일반적 정보를 덧붙여 수식하기만 하면 된다고 믿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이를테면, "그 남자는 자기가 선택한 직업이 만족스러웠다." 무슨 직업일까? 왜 만족스러웠을까? 그리고 그래서? 그게 왜 중요한가? 아무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고, 표면적 진술 너머에서 어떤 의미도 읽히지 않으니,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
스토리의 생명은 구체적 정보에 있다.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 덕분에 우리는 스토리 속 세계를 눈앞에 그릴 수 있다. '이웃들이 많이 도와줬다'와 '교회 이웃들이 반찬 통을 들고 왔다'를 비교해 보라. 물론 같은 의미지만 단박에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한쪽뿐이다.
"이웃들이 많이 도와줬다"라는 문장도 언뜻 생각하면 구체적인 것 같다. 하지만 그 말을 들으면 그 '많이 도와준 이웃들'의 모습이 그려지는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도와주는 막연한 모습뿐이다.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교회 이웃들의 모습은 눈앞에 그려질 뿐 아니라, 도와줬다는 말 한마디 없어도 그 행동(반찬 통을 들고 오는 모습)에서 도와줬다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전해진다. 그런데 중요한게 있다. 청중이 원하는 건 스토리 속 세계를 눈앞에 그리는 게 다가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구체적 정보에 우리의 스토리뿐 아니라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보여야 느껴진다
-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데 목표 청중에 속한 개개인마다 그 메시지와 관련된 구체적 대상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할까? 청중이 반드시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스토리를 들려 줘야 한다.
생각은 주로 이미지로 구성
되어 있으니까 이미지는 우리를 지적으로 자극함으로써 생각을 유발하는 게 아니다. 이미지는 우리의 감정을 일으킨다. 감정이 생각을 부추기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그러므로 주목할 구체적 이미지가 없다면 그 무엇의 의미도 생각해 보기 어렵다.
느끼기 어려운건 물론 이다. 따라서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하나의 구체적 이미지에 집중하면서도, 그 구체적 이미지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그 이미지를 하나의 상징으로 삼아 뭔가 더 심오하고 보편적인 것을,
더 나아가서 다른 구체적 대상들까지 대표하게 할 수는 없을까?
- 구체적인 이미지는 아무리 평범한 것이라 해도 사람을 놀라게 하고 기억에 길이 남을 수 있다. 이야기꾼들은 익히 알고 있는 효과다. 스토리 속에서 갈등을 넣을 때 '정말 큰일'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의 시작점을 결정할 대는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이 세 가지 있다.
1) 이날은 주인공에게 여느 날과 왜 다른가?
2) 주인공은 거기에 어떤 이해가 걸려 있는가?
3) 그 점을 청중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면서 끼워 넣을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어차피 스토리 만들기는 다듬고 또 다듬는 과정이니, 구상 단계 에서는 어떤 이야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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