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토리 속 갈등 힘 |
스토리 속 갈등의 힘
- 우리는 늘 여기저기서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좀처럼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대상은 우리에게 그런 요청을 하지 않는다.
그런 대상이 우리의 관심을 잡아끄는 이유는 우리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스토리는 불가피한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마련이다. 스토리의 진화적 목적은 다름 아닌 갈등 해결이다.
그 갈등은 우리가 현재 씨름하고 있는 갈등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일어날까 봐 염려되는 갈등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핵심적인 갈등 없이는 당연히 스토리가 있을 수 없고, 청중도 있을 수 없다.
외적 문제도 중요하다
- 물론 중요하다. 스토리를 움직여 나가는 동력은 불가피한 문제로 인한 외적 갈등이다. 하지만 핵심 갈등, 즉 청중이 주목하는 갈등은 항상 내면에서 벌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효과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 중 하나는,
현실 세계에서 갈등 특히 내적 갈등은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점이다. 내적 갈등을 겪는다는 것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난 지금 혼란스럽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인정할 생각을 하면 겁부터 난다.
사회가 그런 모습을 약점으로 간주할 것이 뻔하니까. 사실 우리는 누구나 매일같이 머릿속에서 '나 이제 어떡해야 해?' 하는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인정하기는 질색한다. 우리가 스토리를 찾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내적 갈등을 겪는 모습을 엿보려는 것이다. 우리가 남들 앞에서 꼭꼭 숨기는 그런 갈등 말이다. 사람들이 잘 깨닫지 못하는 점이지만, 일단 우리가 스토리에 빠지면 그 갈등과 갈등의 해법은 우리 것이 된다.
모든 스토리 중심에는 초장부터 감지 할 수 있는 핵심 갈등이 있다
- 그럴 때 우리는 이게 스토리라는 걸 안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아는 게 또 있다. 바로 갈등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것이다.
1. 외적 갈등: 외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자 주인공이 해결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문제(플롯)
2. 내적 갈등: 위의 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의 내적 고민, 즉 잘못된 믿음과 진실의 싸움(스토리의 진짜 알맹이)
- 이 두 갈등이 합쳐져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어떤 외적 갈등을 도입해야 청중의 잘못된 믿음과 진실이 서로 대립하게 될까?
우리 목표는,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내적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외적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다.
스토리의 토대
- 두 단어로 된 스토리든, 한 장의 사진이든, 60초 짜리 영상이든, 1천 페이지짜리 대하소설이든, 적용되는 원리는 똑같다. 어떤 형식이든 하나의 기본 틀을 가지고 적절히 변형해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1) 놀라움
- 주인공의 예상에서 벗어난 의외의 사건이 벌어진다. 익숙한 패턴이 깨진 상황이다. 이제 어떡해야 하나?
- 생물적 반응: 도파민
호기심과 관련된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이 다량 분비되면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내려는 욕구를 자극한다.
2) 갈등
- 주인공이 힘든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고, 나쁜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
- 생물학적 반응: 코르티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다량 분비된다.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마음을 졸이게 된다.
3) 취약성
- 우리가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한다. 주인공이 크게 다치지 않고 성공하길 기원한다.
- 생물적 반응: 옥시토신
감정이입과 관련된 신경 전달 물질 옥시토신이 다량 분비되면서 우리에게 마음을 쓰게 한다. 우리는 주인공의 편에 서서, 주인공의 성공을 응원한다.
-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를 촉발함으로써 감정의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모두 섞으면 잘 조제된 묘약처럼 사람을 정신없이 홀린다. 우리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주인공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주의를 집중시키고 감정을 일으키는 서사가 우리의 행동을 유발한다. 스토리가 끝난 뒤에도 우리의 행동이 영향을 받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가 서사 속에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들으면 기분이 좋아질 정보를 선호하므로, 나쁜 소식보다 좋은 소식을 찾는다. 나쁜 소식인 것 같다 싶으면 메시지 자체를 피해 버리기도 한다. 설령 몰라서 피해를 볼 수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 이때도 스토리가 제대로 역할을 한다. 스토리는 일단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기만 하면 불편한 사실이나 무서운 소식을 전하면서도 우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으니까.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스토리든, 가슴을 찢어지게 하는 스토리든, 행동을 유발하는 건 마찬가지다.
불쾌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민감한' 쟁점을 다루는 스토리들을 가지고 실험해 본 결과, 사람들의 관심을 유지하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스토리는 후에 기부를 유발하며, 이는 불편한 주제를 다룬 스토리라 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뇌가 보기에 좋은 스토리는 좋은 스토리일 뿐이다. 주제가 즐겁든 슬프든, 인물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쓰게 만드는 스토리라면 좋은 스토리다.
관련 글: 구매 결정으로 이끄는 글쓰기
관련 글: '첫문장'에 숨겨진 비밀
관련 글: 끌리는 스토리에 있는 이 것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