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반응 3단계 |정지/도망/투쟁

 

인간 생존 반응 (정지/도망/투쟁)

인간을 지키는 3단계 생존 방식 


- 변연계가 자연계의 한 종으로서 인류의 생존을 책임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사시대의 남성이 무서운 짐승과 맞닥뜨렸을 때, 또는 현대인이 화가 난 상사와 대면했을 때, 또는 위험에 처했을 때 변연계는 즉각 반응하게 한다.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 또는 고통이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뇌가 즉각 취하는 반응은 바로 3F라고 불리는 정지(Freeze), 도망(Flight), 투쟁(Fight)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는 본능적 반응을 1,000년 동안 간직해왔다. 

이 동물적 유산 덕분에 인간은 변연계의 보호를 받는 다른 동물처럼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변연계는 신뢰할 만한 수많은 비언어를 만들어냈다. 위협적이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반응하는 방식을 표현하는 '도망' 이나 '투쟁' 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실제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이 정지-도망-투쟁 순서로 위험에 반응한다


- 그러나 우리의 반응이 정말로 도망과 투쟁밖에 없었다면 많은 경우, 다치고 폭행당해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다. 인류는 500만 년에 걸쳐, 스트레스와 위험을 다루는 이 정교하고 성공적인 과정을 연마해왔다. 

그리고 그런 반응은 다른 사람의 생각, 느낌, 그리고 의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언어 행동을 만들어냈다. 


1. 정지 반응 - 위험하면 멈춰라


- 100만 년 전, 아프리카 사바나를 횡단하던 초기 사람과의 동물들은 자신보다 더 잘 달리고 강한 포식자와 맞닥뜨리곤 했다. 이때부터 변연계는 포식자의 힘에 대응하는 장점을 갖추는 전략을 개발했다. 

그 첫번째 전략은, 포식자나 다른 위험 앞에서 정지하는 것이다. 움직임은 주의를 끌기 때문이다. 변연계는 위험을 감지하자마자, 생존을 위해 즉시 행동을 멈추는 방법으로 반응하게 했다. 대부분의 동물, 특히 대다수의 포식자는 움직임에 반응해서 주의를 집중하므로, 

위험 앞에서 정지하는 능력은 생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육식 동물은 대개 움직이는 표적의 뒤를 쫓아서 따라잡은 뒤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거나 순식간에 목숨을 끊어 버린다. 그래서 많은 동물이 포식자와 맞닥뜨렸을 때 정지반응을 보일 뿐 아니라, 

심지어 죽은 척 연기하기도 한다. 죽은 척하는 것 은 최고의 정지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 현대사회에서 정지반응은 더욱 미묘하게 이용된다. 특히 속이거나 몰래 훔치다 발각된 경우에 흔히 관찰되는데, 위험이 감지되거나 자신이 노출됐다고 느끼면 조상들이 한 것과 똑같이 반응한다. 즉, 정지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위험을 감지하면 정지한다. 심지어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은 위험을 보지 않고도 그 행동을 모방해 정지한다. 이런 모방 행동은 계속 진화해왔는데, 그 이유는 이런 행동이 인간이라는 종 내에서 사회적 조화 뿐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정지반응은 갑자기 잠재적 위험 상황에 처하게 되면, 행동을 취하기 전에 즉시 멈춘다. 이런 정지반응은 길을 걷던 사람이 갑자기 멈추더니 가스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이 생각나 이마를 손바닥으로 치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나온다. 갑자기 멈춘 그 순간에 뇌는 위협이 포식자의 형태인지, 아니면 기억된 사고의 형태로 오는지 신속하게 판단한다. 이처럼 변연계는 쉼 없이 잠재적 위험을 다루고 있다. 

변연계는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위협에 직면했을 때는 물론이고, 청각적 위협 앞에서도 경보를 울린다. 예를 들어, 꾸중을 들을 때는 대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할 때도 똑같은 행동이 나온다. 

마치 전기의자에 앉은 것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면접을 볼 때 흔히 숨을 멈추거나 숨이 가빠지는 것은, 정지반응과 유사한 현상이다. 이건 위협에 대한 아주 오래된 반응으로, 지원자는 알아채지 못하지만 주시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잘 보인다. 


- 열린 공간에서 몸을 숨기는 또 다른 방식은, 자신의 머리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 어깨를 올리고 머리를 내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것을 '거북이 효과'라고 하는데, 경기가 끝난 뒤 패배한 선수가 운동장을 걸어 나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학대 당한 어린이는 변연계의 정지반응을 자주 나타낸다. 마치 자신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듯 학대하는 부모나 어른 앞에서 팔을 몸통 옆에 붙이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시선 접촉을 피한다. 

무기력한 어린이가 열린 공간에서 이런 식으로 숨는 것은 생존을 위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2. 도망 반응 - 멈춰서 해결되지 않을 때는 도망쳐라


- 정지반응은 위험한 포식자가 접근할 때, 또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 발각되지 않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이런 정지반응이 위험을 극복하는 데 적절하지 않거나 최선의 행동이 아닐 경우(위험이 너무 가까이 있는 경우) 변연계는 두번째 방법인 도망반응을 내보낸다. 

이 반응은 위협을 당하는 사람에게 상황을 판단하고 최선의 행동을 결정할 기회를 준다. 도망반응은, 위협에서 벗어나거나 최소한 위험과 거리를 두는 데 목적이 있다. 위험으로 벗어나도록 뇌가 1,000년 동안이나 인체에 명령해 온 효과적인 생존 방식이다. 

하지만 야생이 아닌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세상의 위협으로 부터 도망치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따라 도망반응은 현대적인 상황에 맞게 바뀌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달갑지 않은 사람이나 사건이 있을 때면 아예 피하거나 거리를 둔다. 


누구든 다른 사람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회피하는 어떤 행동을 취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식탁에서 먹기 싫은 음식을 멀리 떨어뜨려 놓거나 문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아이처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 발길을 돌리거나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대화를 피하려 한다. 

이런 행동은 눈을 가리거나 비비는 형태, 아니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몸을 기울여 약간 거리를 두는 것, 무릎에 지갑 같은 물건을 올려놓는 것, 출입구 가장 가까운 곳으로 다리를 돌리는 것도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행동이다. 

이 모든 행동은 변연계가 통제하며 원치 않는 사람이나 환경 또는 지각된 어떤 위협으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인간이 수백만 년간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해를 입힐 수 있는 것으로 부터 도망쳐 왔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현대인들은 재미없는 모임에서 재빨리 벗어나려 하고, 해로운 관계와 거리를 두며, 탐탁지 않은 사람이나 의견 대립으로 맞서는 사람을 멀리한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달갑지 않은 제안을 듣거나 위협을 느낀다면, 협상 중에라도 언제든 상대에게서 몸을 돌릴 수 있다. 


차단하는 행동은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눈을 가리는 행동은 놀람, 불신, 그리고 의견 차이를 강력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눈을 가리거나 비비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 테이블이나 상대로부터 몸을 약간 멀리할 수도 있고, 

가장 가까운 출구 쪽으로 다리를 돌릴 수도 있다. 이것은 속이는 행동이 아니라 뭔가가 불편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이런 형태의 도망 반응은, 거리를 두고자 하는 비언어 행동으로, 현재 자기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 투쟁 반응 - 도망칠 수 없다면 싸워라 


- 변연계가 생존을 위해 최후로 선택하는 전략은 공격적인 투쟁반응이다. 위험에 직면했는데 정지 반응으로 발각되는 것을 피할 수 없고, 거리를 두거나 도망침으로써 위험을 제거할 수 없을 때, 유일하게 남는 대안은 싸우는 것 뿐이다. 

인간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공격자를 물리치기 위해 두려움을 분노로 바꿔서 싸우는 전략을 개발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분노를 물리적으로 발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합법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변연계는 원시 형태의 물리적인 싸움 말고 다른 전략을 개발해왔다. 


- 현대적인 투쟁반응 중 하나는 논쟁이다. 특히 과열된 논쟁은 비물리적인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다. 모욕, 인신공격성 발언, 반증,직업적인 명예훼손, 몰아세우기, 빈정거림은 모두 투쟁반응의 현대적 산물이다. 

투쟁반응은 여전히 변연계의 강력한 무기다. 가령 눈을 부라리거나 인상을 찌푸려 위협을 가함으로써, 아니면 다른 사람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함으로써 신체적인 접촉 없이도 매우 공격적일 수 있다. 


- 개인 영역에 대한 위협은, 개인적 수준에서 변연계 반응을 이끌어 낸다. 다른 사람의 물리적 투쟁반응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쉽다. 하지만 개인의 투쟁반응과 연관되어 사람들이 보여주는 아주 미세한 행동, 즉 분명하지 않은 반응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정지반응과 도망반응의 변형된 형태처럼 현대의 예절은 위협을 받았을 때 원시적인 형태로 투쟁하지 못하도록 명령한다. 


- 가급적 '투쟁반응(언어적 또는 물리적)'을 자제해야 한다. 투쟁은 위협을 다루는 최후의 수단으로, 정지와 도망 전략이 효력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 이용해야 한다. 피할 수 있을 때는 언제든 피해야 한다. 

강조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공격적인 전략을 쓸 경우 감정이 혼란스러워지면서 위협적인 상황을 냉철하고 명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격적 전략은 법적 또는 물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감정적으로 흥분하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감정이 폭발하면, 인지능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이때 대뇌의 모든 이성적 판단을 장악한 변연계 뇌는 투쟁반응에 집중한다. 



- 비언어 행동을 연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누군가가 물리적으로 해를 가하려 할 때, 그 조짐을 미리 파악해서 대응하기 위해서다. 비언어 행동에서 나쁜 조짐이 보일 경우, 아예 잠재적 갈등을 피하거나 경고를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변연계의 최고 목적은 종으로서 인간의 생존을 확보하는 것이다. 


변연계는 위험이나 불편함을 피하고, 안전과 편안함을 찾음으로써 자신을 안전하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또 과거에 경험했던 위험한 충돌을 상기시켜서 이용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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