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계획 망가뜨리기 위한 방법 11가지 |이야기 구성 (※긴글 주의)

 

주인공 계획 망가뜨리기 

주인공 계획 망가뜨리기 


1. 어쩔 수 없지 않은 이상 주인공에게 아무것도 쉽게 시인하도록 하지 마라 그 자신에게 조차도


- 어렸을 때 누군가가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시킨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를 기억해 보자. 아마 당신은 "아 그래요? 한번 그렇게 만들어보시죠.," 이야기에서 이것은 당신 주인공에게 꼭 필요한 주문이다. 

이야기 속에서는 어떤 인물이든 강요당하지 않는 이상 그 무엇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 머리에 총이 겨눠진다거나 통제 불가능한 어떤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정보는 곧 돈과 같다. 벌어야 하는 것이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는 값이 존재한다. 뭔가를 인정하고 시인하려면, 당신의 주인공에겐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이 고백은 주인공에게 무언가를 가져다주거나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결코 아무것도 아닐 수는 없다. 


2. 비밀을 갖게 한다. 그러나 지키게 하지는 말라 


- 우리가 비밀을 지키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것이 발설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기 때문이다. 즉, 변화가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비밀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비밀이란 "뇌의 서로 다른 두 부분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결과물"이다. 

한쪽편에서는 무언가를 드러내고 싶어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숨기고 싶어 한다. 실제로 비밀을 유지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에 유해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어떤 사건에 대해 타인과 이야기하지 않거나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행위는 사건 자체를 경험한 것보다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것이 작가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감안할 때, 주인공으로 하여금 비밀을 누설하게 하는 것이 결국은 친절을 베푸는 거라는 사실은 위로가 된다. 비밀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주인공에게 심장마비가 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주인공이 열렬히 비밀을 지키고자 한다 할지라도, 작가인 당신은 그걸 허용해서는 안 된다. 주인공이 비밀을 지키려고 하면 할수록 이야기는 더욱더 그의 입을 열고자 할 것이다. 


- 그리고 하나 더, 주인공의 비밀을 독자에게 숨기지 말라. 독자들은 주인공 속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은 주인공이 무엇을 왜 숨기고 있는지 아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주인공이 말하는 것과 진짜 생각하고 있는 것 사이의 긴장을 즐긴다. 


3. 주인공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은 반드시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지게 하자


- 다른 말로 '아이러니 요소'라고도 부른다. 하나의 장면에서 내리는 결정은 다음 장면에서의 행동을 촉발한다. 일은 이런 식으로 전개되고 점차 커지며, 주인공으로 하여금 나사가 조여올 때마다 계속해서 상황을 재평가하게 만든다. 

일을 키우는 데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게리라는 남자와 비밀스럽게 사랑에 빠진 에이프릴이라는 여자가 있다고 해보자. 그녀는 그를 더잘 알고 싶은 나머지, 그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낸다. 그녀는 합격을 하고 게리의 부서로 배치된다. 

그러나 분수에 맞지도 않는 비싼 옷을 사 입고 그녀가 첫 출근을 한 날, 에이프릴은 자신이 실은 게리의 자리에 뽑힌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리는 승진을 해서 런던 사무실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혹은 더 나쁘게, 사실 게리는 에이프릴 때문에 잘렸다. 그녀의 경력이 그보가 훨씬 화려했기에) 


- 때때로 아이러니는 주인공의 계획이 멋지게 성공해서 원하던 것을 정확히 얻은 순간 발생한다. 그러고 나서야 주인공은 그게 실은 자신이 가장 원치 않았던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다른 예는, 게리가 그 즉시 에이프릴과 사랑에 빠져서 그녀를 꼭 껴안고 "나는 널 스타크래프트만큼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만 있다면 게리는 매일 밤이라도 샐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의 엄마가 벽을 탕탕 치지만 않는다면. 


4. 잘못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잘못되게 하자


- 처음에는 그저 주인공이 할 일은 돈을 요청하는 것뿐이라고 믿게 하자. 그러면 다음 날 전 세계 곳곳에서 특급 우편으로 그에게 돈이 도착할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그가 과대망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귀중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우리의 뇌는 일을 덜할 수 있으면 언제든 그렇게 한다. 시작 부분에서는 누구도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상황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이미 검증된 방법이고, 주인공이 결코 상상하지 못했던 식으로라면 더욱 바람직하다. 

액션히어로가 나오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뭐, 적어도 이것보다 나쁜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라고 말하면 우리는 움찔한다. 그 이유는, 이 말이 오직 한 가지 사실, 즉 진짜진짜 나쁜 일이 곧 일어나리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은 지금 이 순간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5. 처음에는 1달러에도 벌벌 떨게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농장 전체를 판돈으로 걸게 하자 


-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는 주인공의 문제 속에서,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이 푼돈을 걸 때 더 움츠리고 우는 소리를 하며, 조바심을 낸다는 사실이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농장 전체를 판돈을로 내놓을 때보다도 더 말이다. 


6. '공짜 점심' 같은 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독이 들어있는 음식이 아니라면 말이다. 


- 즉, 이것은 모든 것이 힘들게 얻어져야 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쉽게 가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독자의 목표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주인공이 대처하는 방식을 경험하는 데 있다. 

이야기는 우리가 일종의 테스트를 통해 삶에서 가능한 선택지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그 재난을 겪지는 않으면서 가능한 한 가장 가까이 가보는 것이다. 주인공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데, 그 과정에서 종종 예상치 못한 일을 겪기도 한다. 

무언가가 쉽게 이뤄질 때는 오직 하나, 주인공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일이 일어날 때뿐이다. 


7. 거짓말을 하도록 주인공을 독려하자


- 진짜 삶에서 우리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야기에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인물은 누군가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자극적인 거짓말은 가장 평범하고 특징 없는 인물조차도 아주 흥미로운 인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음,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대체 뭘 숨기려는 걸까? 어쩌면 이 인물은 내 생각만큼 평범하지 않을지도 몰라." 


이것은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그 인물이 실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독자가 모른다면,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어떻게 예상할 수 있겠는가? 


비밀처럼 거짓말도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 독자가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는 힘은 바로 이 거짓말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들을 상상하는 데서 온다. 거짓말이 끝내 탄로 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가? 물론 있다. 하지만 결코 '그냥'은 아니다.

탄로 나지 않은 거짓말은 반드시 인물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말해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때때로 주인공이 거짓말을 하고도 발각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에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존재는 작가뿐이다

- 그러나 작가들은 언제나 거짓말을 해댄다. 독자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독자는 작가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는 점이다. 일단 작가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한번 알게 되면, 

독자는 이야기 속의 또 어떤 부분이 진실이 아닐지 생각하게 되고, 곧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8. 분명하고, 현재적이며, 점점 커지는 위험을 만들자


- 이야기에서 반대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적이 없으면 주인공이 해야 할 일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세력은 주인공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는 일을 거의 불가능한 일로 만들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반대세력은 반드시 잘 설정되어야 하며 현재적이어야 한다. 이것은 결코 현실화 되지 않는 모호한 위협에 그쳐서는 안 되며, 아무리 악랄하다 해도 행동 근처를 의미심장하게 오가며 결국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적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점에서 모든 '나쁜 놈'들이 꼭 가지고 다녀야 하는 액세서리가 있다. 바로 똑딱거리는 시계다. 빠르게 다가오는 데드라인처럼 사람의 마음을 죄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주인공을 제대로 나아가게 할 뿐 아니라, 작가 역시 제대로 나아가게 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줌으로써 말이다. 


반대세력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

- 엄격한 사회구조의 구속, 무분별한 기술의 비인간성, 법률의 압제 같은 개념적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것들이 개념적인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개념이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상적인 것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 문자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구체화된 개념이다. 따라서 개념들은 반드시 주인공의 뜻을 꺾고 계획을 비틀 수 있는 구체적인 인물들로 의인화될 필요가 있다. 


9. 악당에게도 좋은 면을 지니게 하자


- 아무리 작고 순간적이라 할지라도 악당들도 반드시 선한 면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세상에 악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만에 하나 그렇다해도 스스로를 나쁘게만 보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피에 굶주렸던 역사 속 폭군들을 생각해보자. 

그들 대부분은 신과 조국을 위해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독자들에게 이분법으로 구분되는 인물들(착하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은 따분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 떄때로 100% 선한 인물은 악당보다 더 정이 가지 않는다. 생각해 보라. 모든 일을 제때 완벽하게 해내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얼굴도 잘생긴 데다 심지어 책상조차 어지르지 않고 늘 말끔한 사내가 있다면, 그의 집 지하실에 뭐가 묻혀 있는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질투심에서가 아니다. 누구도 그런 식으로 진짜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에게 결점이 필요한 것처럼, 반대세력에게도 긍정적인 면이 필요하다. 게다가 100% 악한 인물에게는 변화의 가능성이 없다. 

즉, 보이는 그대로가 전부라면 독자가 얻는 것은 지루함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창조한 악당에게 몇 가지 좋은 면이 있다면 이로 인해 서스펜스가 생겨날 것이다. 악당이 꼭 좋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어떤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사실 만으로, 그 인물과 이야기 모두 훨씬 더 흥미로워질 것이다. 


10. 인물들의  결점, 두려움, 불안을 드러나게 하자


- 이야기란 '불편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변화보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혹은 토머스 칼라일의 말대로 "인간은 본래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진짜로 부서져내리는 소리가 귀에 들리기 전까지는 오래된 집을 버리지 못한다"

이 말은 곧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집이 부서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라는 걸 의미한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으로 시작하는 가정은 

'행복하게 잘 자란 여성이 멋진 남성과 결혼한 다음, 일에서 큰 성공을 거둘 뿐 아니라 똑같이 행복하고 반듯하게 자란 두 명의 아이를 갖는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왜? 일단 '완벽함'은 실제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며, 어떻게든 부서지고 망가지지 않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게 우리 집 이야기가 아닌 이상 말이다. 그러므로 작가의 책무는 피난처를 찾는 주인공의 발이 닿는,

 모든 곳을 허물어서 그를 다시 혹한의 추위 속으로 내모는 것이다. 작가들은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정작 거칠어져야 할 때 주인공에게 의심할 수 있는 특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웅은 영웅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영웅이 될 수 있다. 위기에 맞서고 악조건을 딛고 일어서며, 그 과정에서 마음속 깊은 심연과 대면하는 것. 수많은 우여곡절을 통해 주인공으로 하여금 결코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대면케 하는 것만이 

그를 계속해서 올바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인 당신 몫이다. 



11. 당신의 두려움 역시 드러나게 하자 


- 작가들이 때로 자신의 주인공을 보호하고 진짜 성가신 질문들은 피해갈 수 있게 해주는 데는 더 복잡한 이유가 숨어 있다. 이것은 주인공을 보호하는 것 이라기 보다는 주인공이 직면한 문제가 작가 자신에게도 '불편한'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공이 문제를 회피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작가 자신도 그 문제를 피하려는 것이다. 자신의 주인공을 그대로 '내놓게' 되면 결국 그들이 작가 자신 역시 끌어낼 것이므로, 인물들이 인상을 쓰면서라도 해야 할 일은 하게 한다면,

당신은 당신 삶의 반대쪽영역, 즉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당신이 하는 생각과 행동이 속한 곳에 대해 무지하지 않은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독자가 원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예의 바른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잘 안다. 


누구도 그걸 굳이 설명해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우리의 공적 가면 아래를 들춰 보면, 우리들 대부분은 꽤 엉망이다. 이야기는 이처럼 엉망인 우리 내면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동시에 이 내면을 감추고 덮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이 내면이야말로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는 거대한 경기장이며,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안도 섞인 경이감을 주는 곳이다. 

'맞아, 나도 그래! 나 혼자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일찍이 플루타크는 주인공과 작가 양쪽 모두에게 이런 지혜의 말을 남겼다. 


위대한 일을 하고자 하는 이는 엄청난 고통 역시 겪어야만 한다. 때론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이다. 


좀 더 철학적으로 말하면, 융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빛의 모습을 상상함으로써가 아니라 어둠을 자각함으로써 계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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