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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인식의 법칙 |
기억의 법칙
- 시장에서 최초가 되기보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최초가 되는 편이 낫다. 기억 속에서 최초가 되는 것, 이는 마케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에서 최초가 되는 것의 중요성은 기억속에서도 최초가 된다는 전제 하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예시
- 사실 IBM은 메인프레임컴퓨터 시장에서 최초가 아니다. 유니백을 먼저 선보인 레밍턴랜드가 최초다. 그러나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 덕분에 IBM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최초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 전쟁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다
- 기억의 법칙은 '인식의 법칙'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마케팅이 제품의 전쟁이 아닌, 인식의 전쟁이라면 소비자의 기억은 당연히 시장에 우선한다. 수없이 많은 미래의 기업가들이 매년 이 법칙을 어겨서 좌절을 맛본다.
누군가가 어떤 산업에 일대 변혁을 갖오리라 굳게 믿었던 아이디어나 구상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문제는 그 아이디어와 구상을 소비자의 기억 속에 들여놓는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한 전통적인 해결 방법은 '돈'이다.
여기에서 돈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입안할 자금, 그리고 기자회견을 열고, 박람회에 출품하고, 광고를 집행할 재원을 말한다. 안탑깝게도 이것 때문에 마케팅 과정에서 빚어지는 모든 문제의 답이 '돈'이라는 인식이 많아지고 있다.
돈은 해답이 아니다. 그럼에도 다른 어떤 인간활동보다 마케팅에 많은 돈이 낭비되고 있다.
소비자의 기억을 바꾸려는 무모한 시도
-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서는 단호한 의견도 눈 깜짝할 사이에 성립될 수 있다. 이제껏 한 번도 그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이 다음 날 유명해져 있기도 한다. 이런 '하룻밤 사이의 기적'은 주변에서 결코 보기 드문 현상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싶다면,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사람의 마음속에 조금씩 다가가 호감을 쌓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마음은 그런 식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마음속에 돌풍처럼 파고들어야 한다.
서서히 다가가는 게 아니라, 돌풍처럼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마음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식으로든 일단 당신을 인식했다면 그걸로 끝이다. 상대방은 당신을 일정 부류의 사람으로 분류해서, 자신의 기억 속에 저장 시켜버린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다.
'돈의 역할'
- 어떤 때는 얼마 안 되는 푼돈이 엄청난 기적을 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또 어떤 때는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어도 침몰하는 회사를 구할 수가 없다.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다면, 적은 돈으로도 큰일을 이뤄낼 수 있다.
애플은 마이크 마쿨라가 투자한 단곤 9만1천 달러(약 1억2천)로 컴퓨터를 출시했다. 애플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문제를 단순하고, 기억하기 좋은 이름으로 해결했다. 당시 애플의 경쟁사들은 한결같이 제품에다 기억하기 어려운 복잡한 이름을 갖다 붙였다.
시장 형성 초기에 다섯 종류의 퍼스널 컴퓨터가 나란히 선을 보였다. 애플2, 코모도어펫, IMSAI8080, MITS알테어8800, 라이도쉡 TRS-80이 그 이름들이다. 이 중 어떤 이름이 제일 단순하고 기억하기 좋은가?
인식의 법칙
-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을 제품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고의 제품이 결국에는 승리한다고 믿는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조사를 통해서 '사실을 캐내는 일'에 집착하고 있다. 자기가 옳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상황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자사의 제품이 최고이며, 최고의 제품이 결국은 승리하게 되어 있다는 믿음을 안고, 자신 있게 마케팅 전장으로 입성한다. 그러나 이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객관적인 현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이란 것도 없다. 최고의 제품 역시 없다.
마케팅 세상에는 소비자나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는 '인식'만 존재할 뿐이다. 그 외 다른 모든 것은 환상이다. 모든 진실은 상대적이다. 당신의 마음,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의 마음에 따라 진실은 각각 다르다.
모든 것은 인식이다
- 누군가 "내가 옳고 다른 사람이 틀렸다"라고 말하면, 사실 그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인식을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 셈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인식을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는 절대 오류가 없다고 확신하며, 자기가 이웃이나 친구들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인식한다고 믿는다. 진실과 인식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만나 융합을 이루고, 그 둘 사이에는 차이가 없어진다. 그러나 이것을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혼자라는 끔찍한 현실을 감당해내기 위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바깥 세상에 투영시키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책, 영화, 텔레비젼, 뉴스, 잡지라는 활동무대에서 '산다'.
클럽, 조직, 기관에 '소속된다'. 이렇게 바깥으로 '묘사된' 세상은 사람들의 마음속 진짜 현실보다 더 진짜 같아 보인다. 사람들은 마음 밖 세상이 진짜이며, 각가의 개인은 지구라는 우주선에 올라탄 작은 점 같은 존재라는 생각에 매달려 있다.
마케팅 시점, 현실 세계
- 사실은 그 반대다. 당신이 확신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현실은 당신의 인식, 그 내부에 있다. 우주가 존재하는 곳은 당신의 마음,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속이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 프로그램이 다루어야 할 진짜 현실이다.
바깥 세상에는 분명 바다, 강, 도시, 마을, 나무, 집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을 통하지 않는 한, 우리가 이런 것들을 알아볼 방법은 없다. 마케팅은 바로 이런 '인식'을 다루는 기술이다.
마케팅에서 계속되고 있는 실수 중 태반이 바깥 세상의 현실을 기반으로 제품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가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모든 마케팅 법칙들은 그런 가정과 정반대 시각에서 도출된다.
마케팅 관련자들은 '제품'이 마케팅 프로그램의 열쇠이며, 제품의 장점 여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는 잘못된 전제를 마케팅의 철칙이라고 오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방법이 자연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잘못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잘못된 마케팅 본능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인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하고, 그 인식에 마케팅 프로그램의 초점을 맞추는 노력으로만 교정될 수 있다.
'진실'이란 어떤 전문가의 인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그럼 '전문가'는 누구인가?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전문가로 '인식된' 어떤 사람에 불과하다. 그런데 '진실'이 환상에 불과하다면, 마케팅에서는 '사실'에 대해 어째서 이렇게도 많은 논의가 빚어지고 있는 걸까?
수많은 마케팅 결정들이 사실의 비교를 기초로 이뤄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마케팅 관련자들은 하나같이 진실이 자기 편에 있고, 그 진실을 무기로 소비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잘못된 인식을 고치는 게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할까?
마케팅 관련자들은 객관적인 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또 진실이 자기 편에 있다고 쉽게 가정한다. 마케팅 전쟁에서 이길 최고의 제품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었다면, 자기가 가진 제품이 최고라고 믿기 쉽다.
그저 자신의 인식을 조금 수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소비자나 소비자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어떤 제품영역이든 약간의 경험만 있어도 소비자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인식은, 종종 범우주적인 진실로 해석된다. 사람들은 자기가 한 인식이 절대적인 것은 아닐지언정 거의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식 예시
- 제품이 물리적 공간을 두고 분리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품에 앞서는 인식의 힘을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제 수입자동차는 혼다, 도요타, 닛산이다.
대부분의 마케팅 관련자들은 이 세 브랜드 간의 전쟁이 품질, 디자인, 엔진마력, 가격 등을 기준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세 브랜드 사이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혼다, 도요타, 닛산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는 '생각'이다.
마케팅은 결국 인식의 싸움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믿는다
- 그리고 맛보고 싶은 것을 맛본다. 청량음료의 마케팅 역시 인식의 싸움이지 맛의 싸움이 아닌것 같다. 이때 소비자들이 '간접인식'을 근거로 구매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때문에 싸움은 더욱 복잡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식을 활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현실을 인식한 내용을 기반으로 구매결정을 한다. 이게 바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everybody knows' 원칙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미국보다 더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일본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근거해, 구매결정을 내린다.
물건을 사러 온 사람에게 특정 제품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냐고 물으면, 대개 경험이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혹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하는 경우에도, 자기의 인식에 부합하도록 진실을 왜곡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과거에 일제 자동차를 몰다가 좋지 않은 경험을 한 사람은, 본인이 운이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고 만다. 왜냐하면 일본이 고품질의 자동차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산 자동차를 몰면서 좋은 경험을 한 사람은, 본인이 운이 좋았던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산 자동차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다. 인식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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