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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의 어두운 면 |
영향력의 어두운 면
- 1980년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세르주 모스코비치는 아직까지도 연구원들이 의아해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목표는 사회의 중요하고 근본적 변화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다는 자신의 사회적 영향 유전 이론을 실제로 시험해 보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는 아무도 같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모스코비치 이론의 핵심
- 사회적 영향의 '이중 경로' 모델로, 소수의 영향력은 다수의 영향력과 양적으로만 다른 것이 아니고, 질적으로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소수집단은 이면에서 신념 변화와 인식 투쟁을 통해 작용한다고 했다.
반면 다수집단은 행동양식이 완전히 다르다. 다수의 설득 방식은 현재 상황에 의문을 갖게 하기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이 이론을 실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실험의 중심은,
우리가 어떤 색깔을 너무 한참 보고 나면 우리 눈앞에 어른거리게 되는 아스라한 색조, 즉 잔상에 대한 것이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원래 색깔이나 빛과는 다른 반대 색조다. 실험은 두 단계로 나눠 할 수 있다.
- 기준점인 1단계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일련의 청록색 슬라이드를 차례로 보여주는데, 하나씩 본 다음 그 색깔을 적도록한다. 그리고는 다시 흰색 스크린을 보여줘서 눈을 '정화' 시켜준 다음, 잔상의 색깔을 적도록 했다.
잔상 색깔은 파랑의 잔상인 노랑과 주황에서 초록의 잔상인 분홍과 자주까지 아홉 가지로 분포되어 있었다. 이 예비조사 결과를 기록한 다음, 모스코비치는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한 쪽 그룹 사람들에게는 전에 똑같은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 18.2%는 슬라이드들을 초록색으로 본 반면, 나머지 81.8%는 파랑으로 봤다고 이야기해 주고, 다른 쪽 그룹에게는 18.2%가 파랑으로 보고, 81.8%는 초록으로 봤다고 완전히 반대로 알려줬다.
말은 안되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것이 '소수' 입장이고 어떤 것이 '다수' 입장인지를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양 그룹 사람들에게 또 다른 슬라이드 열다섯 개를 보여주었는데, 처음에 본 것과 마찬가지로 전부다 청록색 색조였다.
그리고 하나씩 보여준 다음, 그 색깔을 큰 소리로 말하도록 했다. 이제 '영향력 단계'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함정이 있었다.
- 1단계 실험에서는 어느 그룹 소속이냐에 따라 보여주는 슬라이드를 무조건 다 초록색이라고 하는 멤버가 한 명(소수 조건)만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여섯 명(다수 조건)이 될 수도 있었다. 이들은 다 미리 짠 실험보조자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매번 슬라이드 색깔을 말한 다음, 그 잔상 색깔도 아홉 개 지점 중 어떤 것인지 말해야 했다.
- 모스코비치 이론이 유효하다면 1단계 때의 '기준' 잔상이 2단계에서 소수 의견에 노출되고 나면 초록의 잔상인 핑크와 자주 쪽으로 바뀌어야 했다. 소수 그룹의 한결같고 일치된 이견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고 모스코비치는 주장했다.
특히 소수가 그것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게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왜 의견이 다를까? 왜 규범에서 벗어날까?
- 그래서 얻는 게 없는데도 그런다면 그들 행동에는 뭔가 이유가 잇는 게 아닐까? 아무래도 뭔가가 있음에 틀림이 없어. 그 사람들이 맞는 것일지도 모르지. 내가 이상한 것일 수도 있어. 슬라이드가 진짜 초록일 수도 있지.....
다수의 영향력에 노출된 사람들(전에 같은 실험을 한 사람 중 81.8%가 슬라이드를 초록색으로 봤다고 들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잔상 색깔에 대한 태도 변화를 볼 수 없었다. 다수 그룹 사람들은 소수 그룹과는 달리, 그냥 '표면을 훑고 지나갈' 뿐이었다.
그들은 다수의견을 표방한 실험보고자들에게 피상적으로 동조하는 것일 수 있다고 모스코비치는 설명했다. 겉으로는 "맞습니다. 슬아이드는 초록색입니다"라고 공표하지만, 사회적 자기보호 장막 이면의 사적 공간에서는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가슴과 마음으로는 자기들이 한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슬라이드는 여전히 파랑이고 그 잔상 또한 늘 똑같은 색이지만, 남들에게 발표할 때만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이다.
- 모스코비치가 예측했던 그대로 소수 실험보조자들이 슬라이드 색깔을 초록이라고 하자, 잔상 색깔은 스펙트럼의 한쪽 끝인 자주색 쪽으로 움직여, 정말 감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의식 저변의 고정 감각구조가 변화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예상대로 소수 의견이 실험 참가자들의 전반적 반응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반대로 다수조건에서는 (이전 실험 참가자 중 81.8%가 슬라이드를 초록으로 봤다고 들은 그룹) 슬라이드 색깔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는 다수 입장이 소수 입장을 압도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물어보면 완전히 달랐다.
잔상 이미지가 자주색과 반대인 노랑과 오렌지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소수의 내집단 영향이 정말 작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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