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강한 소통 방법 |관건 자극

 

말보다 강한 소통법 

말보다 강한 소통법 '관건 자극' 


- 동물행동학에서 관건자극이라 부르는 소통 방식이 있다. 관건자극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영향력으로, 간단하고 어떤 언어나 의식적 사고가 섞여 들어가지 않은, 총알처럼 곧장 뚫고 들어가는 마인드컨트롤 수단이다. 

단순하고, 명확하고, 쉽게 설득할 수 있다. 물론 관건자극의 공식적 정의는 약간 다르다. 어떤 정해진 행동양식을 유발하는 환경적 자극을 의미하며, 일단 유발된 본능적 행동은 중단되는 법이 없이 끝까지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같은 이야기다. 

자연세계 속 관건자극 예 


- 그 중 중요한 것이 짝짓기 경우다. 어떤 것은 시각적이고, 어떤 것은 청각적이며, 운동성인 것도 있다. 또 그 세 가지를 다 결합한 것도 있다. 아마존의 깊은 밀림에 사는 콩알만 한 두뇌를 가진 카이로시피아 파레올라라는 새는, 코발트색 털과 아름다운 노래 소리, 

그리고 상당히 특이한 짝짓기 의식으로 유명하다. 카이로시피아 파레올라는 암놈 유혹 기술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수놈은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면 절대 시간을 끌며 머뭇대지 않는다. 당장 춤을 추며 날아가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만다. 


- 어떤 개구리들은 사랑의 언어로 대개 소리를 사용한다. 루이지애나 주에서 제일 먼저 듣는 소리가 청개구리 소리인데, 피곤해 잠을 청하려 애쓸 대는 그 소음이 더 심하다. 짝 찾는 소리가 방울소리를 닮아 보통 방울청개구리로 더 알려져 있는 이 개구리는

 연못, 도랑, 강 늪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고 잇다. 또 불 밝힌 베란다까지 와서 남의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방울청개구리의 음향 레퍼토리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예를 들어, 일제히 합창을 할 경우, 

대개 어느 정도 우는 소리를 조정해 불협화음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개골-꽥 개골-꽥 하는 식으로 화음을 맞추는 것처럼 들린다. 또 조사에 따르면 수캐구리들은 상황에 따라 소리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땅거미가 질 무렵 짝짓기 장소인 저수지로 가기 전에는 미리 자기 자리를 맡아놓기 위해 다른 수놈들에게 '내가 나가니 물러나라'는 울음소리로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저수지로 가는 길에는 더 날카로운 신호를 보내며, 굼뜨고 투박하게 서로에게 몸을 부딪힌다. 

그러나 정말 목청 높여 시끄럽게 합창을 해대며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짝짓기 현장인 저수지에 도착해서다. 실제로 짝을 부르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300미터나 떨어진 곳에서도 들린다. 물론 암캐구리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고양이의 설득력 


- 서식스 대학 생물학자인 카렌 맥콤은 고양이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고양이들은 밥 먹을 때가 되면 주인에게 밥그릇을 채워달라고 재촉하하는 특별한 '애원조로 가르랑' 소리를 낸다고 한다. 

고양이가 내는 여러 종류의 가르랑 소리에 대한 주인들의 반응을 비교한 결과, 고양이가 밥 달라고 할 때 내는 소리는 볼륨이 똑같더라도 다른 때 내는 소리보다 더 거슬리고 못들은 척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음조에 차이가 났는데, 밥 달라고 할 때는 만족한듯한 저음의 가르랑거림에 다급한 고음의 우는 소리를 섞어 전형적인 '복합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음의 우는 소리만 냈다가 당장 밖으로 쫓겨나는 위험을 방지할 뿐 아니라 

포유류 특유의 뿌리 깊은 모성본을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보통 만족감을 나타내는 소리에 울음소리를 섞어 넣는 것은 아주 은근히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이고, 대놓고 야옹대기보다는 가르랑거리며 애원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호소력이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고양이는 4만 개의 단어를 모르더라도 좀 더 빠르고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목적달성을 할 수 있는 설득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관건 자극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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