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웃으며 밥을 먹고, SNS엔 활기찬 일상을 올렸는데 집 문을 닫는 순간 이유 없이 텅 빈 느낌이 든 적 있나요? "내가 뭐 하고 사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드는데, 딱히 슬프거나 화나는 일도 아닌데 마음이 허전합니다. 이런 공허함은 단순한 외로움이나 우울과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다차원 공허감 척도(K-MSES)에 따르면 공허감은 내면의 공허함, 관계성의 부재, 무의미함 세 가지로 나뉩니다. 오늘은 여러 연구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공허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의 성격적 특징 다섯 가지를 일상 언어로 풀어드립니다.
공허함, 단순히 '외로움'과는 다릅니다
연구에 따르면 공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내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누구와 있어도 진짜 나는 혼자야", "내가 하는 일이 다 의미 없어"라는 세 가지 감각을 동시에 겪습니다. 외로움은 '누군가 곁에 없음'에서 오지만, 공허함은 내 안이 비어 있다는 느낌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사람 많은 곳에서도, 연인 옆에서도 공허할 수 있습니다.
| 공허감의 세 가지 얼굴 | 일상에서 느껴지는 말 |
|---|---|
| 내면의 공허함 | "속이 텅 빈 것 같아", "진짜 내가 뭔지 모르겠어" |
| 관계성의 부재 | "함께 있어도 마음이 안 닿아", "내 편이 없는 기분이야" |
| 무의미함 |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
연구가 밝혀낸 공허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의 5가지 공통 성격
여러 독립된 연구들이 서로 다른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놀랍게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성격적 패턴이 있습니다.
| 특징 | 핵심 키워드 | 대표 연구 근거 |
|---|---|---|
| 1. 자기 감정을 말로 못 한다 | 낮은 정서인식명확성 | 어린 시절 정서적 비수용 환경 → 중년 공허감 순차매개 연구 (중년 230명) |
| 2. 불편한 감정을 피하려 한다 | 경험회피 | 공허감 → 경험회피 → 스마트폰 과의존 매개 연구 (대학생 281명) |
| 3. 겉으론 강해 보여도 속은 약하다 | 방어적 자기애 | 방어적 자기애 → 낮은 자기위로능력 → 공허감 매개 연구 (성인 300명) |
| 4. 어린 시절 '내 편 없었다'는 기억 | 정서적 비수용 환경 / 역경 | 어린 시절 정서적 비수용 환경 연구, ACE-공허감 상관 연구 (이탈리아 128명) |
| 5. 관계에서 나를 탓한다 | 자기혐오 / 부담스러운 죄책감 | 자기혐오가 ACE-공허감 사이 매개, 부담스러운 죄책감 상관 (이탈리아 128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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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의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낮은 정서인식명확성)
"요즘 어때?"라는 질문에 "그냥 그래", "몰라", "피곤해" 정도로만 대답하게 된다면 정서인식명확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 한 국내 연구(중년 230명)는 어린 시절 부모나 양육자가 내 감정을 받아주지 않는 환경(정서적 비수용 환경)에서 자라면, 커서 자신의 감정을 세밀하게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는 능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감정을 "화가 나네", "서운하네", "불안하네"처럼 구체적으로 명명하지 못하면, 그 감정은 뭉뚱그려진 '불편함'으로만 남습니다. 연구는 이 과정이 정서인식명확성 저하 → 사회적 유대감 약화 → 공허감 증가로 이어지는 순차적 경로임을 확인했습니다. 내 감정을 내가 모르니 타인에게도 내 마음을 전하기 어렵고, 관계는 얕아지며, 결국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라는 공허함으로 돌아옵니다.
일상 장면
동료가 "표정 안 좋아 보여"라고 묻는다.
→ 머릿속: '왜 이러지? 그냥 짜증 나네.'
→ 입 밖으로: "아뇨, 괜찮아요. 그냥 피곤해서."
→ 혼자 남았을 때: '나조차 내 기분을 모르는데 누가 날 알까.'
작은 연습
하루 세 번, 지금 느끼는 감정을 한 단어로 적어보세요. '짜증', '서운함', '두려움', '기대'처럼 구체적으로요. 감정 단어장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정서인식명확성은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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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편한 감정을 피하려 스마트폰에 매달린다 (경험회피)
마음이 허할 때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드나요? 대학생 2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공허감이 높을수록 경험회피(불편한 생각·감정·감각을 피하려는 경향)가 커지고, 그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부분매개 모델로 입증했습니다. 지각된 사회적 지지가 있어도 경험회피가 높으면 스마트폰 의존은 줄지 않았습니다.
공허함은 견디기 힘든 '텅 빈 감각'을 줍니다. 그 순간 뇌는 즉각적인 자극(숏폼, 알림, 좋아요)으로 빈틈을 메우려 합니다. 하지만 회피는 잠시뿐, 다시 공허함이 돌아오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대화 예시
나: "주말에 뭐 했어?"
친구: "그냥 폰만 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 "나도 그래. 하다 보면 새벽이야."
친구: "근데 하고 나면 더 허해."
나: "맞아. 그래서 또 켜게 돼."
대응 팁
'폰을 보지 말자'가 아니라, 폰을 집기 전 10초만 멈춰서 "지금 내가 피하려는 감정이 뭐지?"라고 묻기부터 시작하세요. 답을 몰라도 괜찮습니다. 묻는 행위 자체가 회피 고리를 끊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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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겉으론 당당해 보여도 속은 유리처럼 약하다 (방어적 자기애)
"나는 괜찮아", "남들 신경 안 써", "혼자가 편해"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온다면 방어적 자기애일 수 있습니다. 성인 300명 연구에서 방어적 자기애(취약한 자존감을 과시나 회피로 방어하는 태도)가 낮은 자기위로능력을 거쳐 공허감을 예측했습니다. 특히 자신을 과시적으로 드러내는 자기노출(과시적 자기노출)이 높을수록 이 경로가 강해졌습니다.
이들은 칭찬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비판엔 무너집니다. 속마음은 "내가 부족하면 버림받을 거야"라는 두려움으로 차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더 완벽하게, 더 당당하게 보이려 애씁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모르니, 밤이 되면 공허함이 밀려옵니다.
관계 장면
연인: "오늘 좀 서운했어."
나(속마음): '내가 뭘 잘못했나? 나 별로야? 헤어지자고 할까 봐 무섭다.'
나(겉말): "뭐가 서운해? 난 괜찮은데. 예민하게 굴지 마."
→ 상대는 멀어지고, 나는 '역시 난 사랑받을 자격 없어'라는 공허함에 잠긴다.
작은 변화
"내가 지금 힘들다", "무서워", "도와줘" 같은 말을 하루 한 번만 입 밖으로 내보세요. 거창한 고백이 아니라, 카톡으로든 혼잣말로든 괜찮습니다. 자기위로능력은 '약한 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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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린 시절 '내 편이 없었다'는 기억이 있다 (정서적 비수용 환경)
"어릴 때 울면 '울지 마', '철없다' 소리 들었어", "기뻐해도 '그게 뭐 대수야'라고 했어" — 이런 기억이 있다면 정서적 비수용 환경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앞선 중년 연구(230명)와 이탈리아 연구(128명) 모두 어린 시절 역경(ACE)이나 정서적 비수용 경험이 성인기 공허감과 유의미한 상관(ρ=0.39)이 있음을 보고했습니다.
아이에게 감정은 '틀린 것'이 아니라 '알아줘야 할 신호'입니다. 그런데 그 신호가 번번이 무시되거나 비난받으면, 아이는 '내 감정은 중요하지 않아', '내 마음은 드러내면 안 돼'라고 배웁니다. 이 학습은 성인이 되어서도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관계성 부재감으로, '내 인생은 의미 없다'는 무의미감으로 이어집니다.
이해의 열쇠
지금 느끼는 공허함이 '내 성격 탓'이 아니라 '당시 환경이 내 감정을 받아줄 여력이 없었기 때문'임을 아는 것만으로도 자책의 무게가 줄어듭니다. 과거를 바꿀 순 없지만, 지금 내 감정을 내가 받아주는 사람은 '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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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관계에서 나를 탓한다 (자기혐오와 부담스러운 죄책감)
이탈리아 연구(128명)에서 공허감은 수치심(ρ=0.54), 자기혐오, 부담스러운 죄책감과 강한 상관을 보였고, 자기혐오가 어린 시절 역경과 공허감을 잇는 매개 역할을 했습니다. '부담스러운 죄책감'은 "내가 이러면 남들이 힘들어해", "내가 존재 자체가 민폐야"라는,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과도한 책임감입니다.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갈등 상황에서 '내 탓'부터 찾습니다. 상대가 짜증을 내면 "내가 뭘 잘못했나", 연락이 뜸하면 "내가 귀찮게 했나" 자문합니다. 이 자기비난은 잠시 불안을 가라앉히는 듯하지만, 장기적으론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존재'라는 핵심 신념을 강화해 공허감을 깊게 만듭니다.
대응 문장 연습
상대: "요즘 좀 예민해 보여."
자동 사고: '내가 또 실수했나? 내가 문제야.'
대안 문장: "네 말 들으니 나도 내 상태가 궁금해지네. 나 요즘 좀 힘들긴 해."
→ 나를 탓하는 대신 내 상태를 '관찰'하고 '말하기'로 전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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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이 찾아올 때, 바로 해볼 수 있는 작은 실천
연구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길은 '감정 알아차리기 → 회피하지 않고 머물기 → 나를 위로하기 → 작게라도 연결되기'입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 상황 | 자동 반응 | 연구 기반 작은 실천 |
|---|---|---|
| 이유 없이 허할 때 | 폰 켜기, 폭식, 잠자기 | "지금 내 가슴이 텅 빈 느낌이야"라고 말로 이름 붙이기 (30초) |
| 관계에서 위축될 때 | "내 탓이야" 자책 | "상대 기분은 상대 것, 내 기분은 내 것" 경계 짓기 (한숨 돌리기) |
| 칭찬받아도 기쁘지 않을 때 | "거짓말이야" 무시 | "고마워, 그 말 들으니 좀 힘이 나네" 받아들이기 (연습) |
| 과거 기억이 밀려올 때 | "다 내 잘못이야" 후회 | "그때 그 아이는 최선을 다했어" 그때의 나를 안아주기 (글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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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은 '고장 난 나'의 신호가 아닙니다. '내 감정을 받아줄 공간이 필요해'라는 마음의 요청입니다. 연구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어린 시절 받지 못했던 수용을 지금 내가 나에게 주기 시작할 때, 텅 빈 자리는 천천히 채워진다고. 오늘 하루, 내 감정을 한 번만 "있어, 지금 네가 느껴지는구나"라고 맞아주세요. 그 작은 인정이 공허함의 벽에 내는 첫 구멍이 됩니다.
관련 키워드
#공허함을자주느끼는사람들의공통적인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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